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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커피와 리사르

스페셜티 커피를 정의할 때 다양한 견해들이 있다. 이전에는 그 기준이 명확했다면 지금은 다양한 정의를 만들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스페셜티라 함은 볶은 원두에 퀘이커가 없어야 한다. 무르익은 커피체리 안에 있는 씨앗으로만 모아 저 있어야 하고 덜 익은 커피체리가 있을 경우 퀘이커가 나오게 된다. 퀘이커는 일반적으로 신맛이 강하게 난다. 그래서 맛을 보지 않아도 육안으로 퀘이커가 보인다면 전체 커피 맛에 영향을 줄 확률이 높다. 현재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정의는 독특한 향을 머금은 재료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린 빈을 평가 시 80점 이상이 되는 커피를 칭하기도 한다. 외에도 다양한 정의가 존재하고 지역과 문화에 따라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의미 부여가 넓어지고 있다.

커핑은 가공된 제품 그린 빈의 가격을 제안하거나 품질을 평가하는 엄격한 수단으로 여긴다. 다만 모든 큐그레이더가 이렇게 커핑을 하지는 않는다. 교육 과정과 시험을 통해 자격증처럼 취득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커피 생산량이 매우 적음에도 불구하고 큐그레이더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생산되는 그린 빈의 규모 대비 커피 감별사가 과하게 많다고 한다. 또한 커핑은 커피를 맛보는 방법에서 가장 편리하게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이기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맛보기 프로그램들이 업체마다 진행되기도 한다.에스프레소의 경우 만드는 사람의 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에 같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숙련도가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의 맛 차이가 선명하다. 반면에 커핑은 물을 통해 커피를 우려내는 방식으로서 간편하고 컵 별로 맛의 편차가 적어 누구나 쉽게 비교해 보며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스페셜티 커피를 맛볼 때 커핑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커핑을 준비할 때 샘플 로스터를 통해 볶은 원두로 가공한다. 이때 커피의 맛을 정점으로 발현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잘 수확되고 제품화된 그린 빈이 볶는 과정을 통해 제대로 발현되지 않는다면 그 커피는 저 평가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농부의 입장에서 열심히 심혈을 기울여 만든 그린 빈을 저렴하게 팔아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맛보기와 샘플 로스팅 이 두 가지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필자는 이러한 추가된 가공 과정을 통해 평가되는 재료의 수준에 대해 괴리감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결국 볶는 가공자가 그 맛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명한 로스팅 방법과 경험이 커피를 평가할 때 반드시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리사르가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했던 시기가 있었다. 10년 전으로 돌아가 왕십리에서 처음 작업실로 오픈했을 때 스페셜티 커피만을 사용하여 블렌드를 개발하고 단일 커피 품종도 판매했었다. 당시 스페셜티 커피는 지속적으로 국내에 소개되고 있었으나 지금처럼 더 대중화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현재는 과거에 비해 스페셜티 커피가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되고 발전하고 있다.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들이 소개되고 있고 무엇보다 제품의 세분화를 통해 많은 상품들이 시장에 선보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리사르가 에스프레소 전문점으로 독특한 입지를 만들어 가는 것처럼 스페셜티 커피도 특수한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특별한 커피를 판매했었으나 에스프레소로 우회했던 결정적 계기는 커피 산업에 있어 리사르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다. 또한 다시금 스페셜티 커피를 시작하려고 하는 이유도 에스프레소를 넘어선 확장성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소개하고 리사르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기도 하다.

왕십리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할 때 플랫 화이트 메뉴를 적극 판매했었다. 그 당시 국내에 인기가 많았던 메뉴이기도 했지만 운이 좋게도 월간커피 레시피 북에 수록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스프레소를 새롭게 개척한 이유가 명확했지만 다시금 스페셜티 커피는 새로운 동기를 부여해 주었다. 바로 중국 출장을 통해 스페셜티 커피의 가능성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은 대체적으로 매우 열악한 환경이었으나 커피 맛만큼은 그들의 자부심이 느껴젔다. 그리고 그 커피를 중국 주요 도시에서 카페를 창업하고 판매하고 있었기에 커피에 대한 관심과 맛에 대한 표현이 다양했다. 그리고 농장마다 사연도 있고 맛있는 커피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지금까지 커피를 하면서 느꼈던 마음과 다른 무언가였다. 뜨거운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해준 좋은 투어였다고 생각한다. 국내 블레스빈 또한 커피 생산국을 지속적으로 방문하며 학교와 집을 지어주는 후원 사업을 이어가고 있고 농장과 협업하여 에이미 프로젝트도 국내에 활발하게 소개하고 있다. 에이미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더 이야기하도록 하고, 중국의 스페셜티 커피를 국내에 소개하되 분기별로 또는 반년을 주기로 소개하는 커피를 바꾸어 지속적인 스토리를 들려드리고 싶다.

필자가 지금까지 리사르를 해오면서 바라봤던 산업적인 시야를 벗어나 스페셜티 커피의 풍부한 맛과 리사르의 융합으로 특별하고 새로운 커피를 선보여 드리고 싶다. 을지로 4가 중부시장에 우리의 공장을 용인으로 최근 이전했다. 그래서 이 을지로 4가에 임차 중인 자리에 스페셜티 커피를 포함한 특별한 리사르를 준비 중이다. 오픈 시기는 4월 커피엑스포(4월 2일부터 5일까지)를 마치고 4월 안에 예정이다. 새로운 커피로 여러분을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 좋은 소식을 준비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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