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르에 교육을 맡게 된 지도 약 4개월이 지났다. 작년 12월 오픈한 종로점 포함 매장이 네 개가 되면서, 그동안 가장 신경 써온 점은 매장 간 에스프레소 맛의 편차를 줄이는 것이었다. 매장 간의 맛의 편차를 줄이기 위해 직원분들에게 지속적인 교육과 QC를 진행해 왔는데, 보다 정확하고 지속적인 교육을 위해 각 매장에서 만들어지는 에스프레소에 대한 정량적인 데이터를 수집해 볼 필요성이 생겼다. 커피를 추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론은 추출 수율과 TDS인데, 며칠간 매장 점검을 하면서 리사르에서 만들어지는 에스프레소의 수율과 TDS를 측정해 보고 결과를 차트로 작성해 봤다.
우선 수율과 TDS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보자면, 수율은 사용한 원두에서 성분을 얼마나 추출해 냈는가를 백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수율이 낮으면 커피는 묽고 신맛이 많이 날 수 있고 반대로 수율이 너무 높다면 커피에서 쓴맛이나 떫은맛 같은 부정적인 맛들이 날 확률이 높다. 그래서 SCA에서 만들었던 ‘브루잉 컨트롤 차트’자료를 보면 적정 수율이 20이라고 나오는데, 이는 사용한 원두에서 추출수를 통해 20퍼센트 정도의 성분만 추출해 낸다면 가장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는 얘기이다.
TDS(Total Dissolved Solid)란 액체 속에 녹아있는 고형분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농도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TDS 측정기를 통해 수치를 확인할 수 있으며 측정에 사용한 도구는 ‘디플루이드 R2 Extract’이다. 커피의 재료는 원두와 물뿐이므로 (물속에도 고형분이 녹아 있기 때문에) 사용된 추출수로 영점을 잡고 측정기로 측정을 하면 커피 안에 녹아있는 커피 성분들의 비율을 알 수 있다.
사용된 원두량(g)에 수율(%)을 곱하면 커피 안에 녹아있는 성분의 양(g)이 나오고, 이는 전체 커피 양(g)에 TDS(%)를 곱한 값과 같다. 이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은 수식이 나온다. 사용 한 커피의 양(도징량)과 추출된 커피의 무게와 TDS를 알면 수율을 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리사르에서는 약 7g의 원두를 사용하여 20g의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레시피를 사용하고 있다. 적정 범위의 추출량과 적정 시간(30초 내외)으로 추출된 평가 기준을 통과하는 커피들만 가지고 수십 차례 TDS를 측정해 보고 맛도 보았다. 전 매장에서 TDS(%) 6에서 8사이의 커피를 주로 만들고 있었고 관능적으로 맛있다고 판단이 되는 커피들은 TDS 6.5~7.5의 잔들이었다. 6.5 이하는 묽었고 7.5가 넘어가면 자극이 생기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리사르에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커피의 TDS는 7 정도였다.
TDS가 7이라고 가정할 때, 적정 범위의 추출량(18~22g)으로 커피를 추출하면 공식을 통해 다음과 같은 수율이 구해진다. SCA에서 말했던 수율 20%가 실제로 적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징량(g) | 추출량(g) | 수율(%) |
---|---|---|
7 | 18 | 18 |
7 | 20 | 20 |
7 | 22 | 22 |
결과들을 토대로 차트를 작성해 보았다. 리사르에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에스프레소의 TDS는 6.5~7.5, 수율은 18~22이다. 수율이 너무 낮으면 과소 추출, 수율이 너무 높으면 과다 추출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적정 수율이 나오더라도 추출량이 적고 농도가 높게 추출된다면 리스트레또, 추출량이 많고 농도가 낮다면 룽고라고 할 수 있다.
이 차트는 리사르에서 사용하는 ‘하우스블랜드 다크’원두와 ‘인텐소’원두를 사용해서 측정한 결과이기 때문에 사용하는 원두와 추출 레시피가 달라진다면 차트의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조심해야 한다. 현재는 스페셜티커피 시장이 커지면서 접하게 되는 원두들의 배전도가 낮아지고 추출비도 달라지면서 여러 카페에서 흔히 더 높은 농도의 에스프레소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카페마다의 기준이 다 다르기 때문에 우리만의 기준을 다른 곳에 적용할 수 없으며 매장마다 정해진 기준에 맞는 커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