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댓글 남기기

부산 서면 카페투어 2편-먼스커피

WOC(월드오브커피)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부산에서 가는 곳마다 외국인이 참 많았다. 핫한 전포동의 스트럿커피도 방문해 보고 싶었는데, 비가 많이 오는데도 매장 안에 손님(특히 외국인 손님들)이 너무 많아서 스트럿은 다음 기회에 방문해 보는 걸로 하고 바로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다음 목적지는 근처에 있는 먼스커피바(Month Coffee Bar). 2022년 월드 컵 테이스터스 챔피언 문헌관 대표님의 먼스커피바는 사실 부산에 방문한다면 가장 가보고 싶던 카페였다(양정동에는 먼스커피의 로스터리 공장이 있고 먼스커피에서 운영하는 매장은 먼스커피바 라는 이름으로 전포동에 위치한다).

빗소리를 들으며 고즈넉한 골목을 따라 비탈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도착해 있었다. 매장에 들어가기 전, 자리를 확인해 보기 위해 매장 입구 바로 옆 계단을 통해 2층에 올라가 봤다. 2층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이 있는 일반적인 느낌이었고 자리가 만석이어서 1층으로 다시 내려왔다. 매장에 들어서니 손님들이 바리스타를 중심으로 앞뒤로 마주 보며 앉아있을 수 있는 형태의 거대한 바(Bar)를 볼 수 있었다. 왜 매장 이름이 먼스커피바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입구에 들어오자마자 주문을 하였고, 커피는 이달의 커피 인 ‘콜롬비아 히든 셀렉션 그린 애플파이’와 ‘애프리콧 라떼’로 주문했다. 바에 앉으니 바로 옆 넓은 창문으로 고즈넉한 전포동을 바라볼 수 있었고 바가 매우 넓어서 개방감이 느껴졌다. 먼스커피에서는 매 달(Month) 가장 맛있는 새로운 커피를 이달의 커피로 제공하고 있으며 주문 시 바리스타가 손님이 앉아계신 곳 바로 앞으로 오셔서 설명과 함께 커피를 내려주신다.

바리스타의 설명을 들은 후 그린 애플파이를 마셨는데 정말 청사과의 향이 진한 커피였고, 무산소 발효된 커피였지만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스파클링 와인 같은 커피였다. 처음 마실 때는 청사과나 샤인머스캣 같은 초록색이 연상되는 느낌이 강하지만 뒤에서 단맛과 허브의 향이 느껴지는 날씨와 너무 잘 어울리는 커피였다. 애프리콧 라떼는 아이스라떼에 크림과 살구가 올라가있었다. 평소에 크림이 올라가는 메뉴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핵과류와 꽃의 향들이 풍부하게 나는 적당히 달고 진한 라떼여서 너무 맛있게 먹었고 다음에 왔을 때 또 먹고 싶은 메뉴였다.

손님에게 더 집중하기 위해 언더 카운터 형 머신인 비다스테크의 모아이 에스프레소 스테이션을 사용하고 있었고, 물을 골라서 사용할 수 있는 브리타 워터 스테이션부터 이번 WBC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던 오토콤브를 비롯한 다양한 도구들이 있어 커피를 추출하는 바리스타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모든 손님을 친절하게 맞이하고 많은 질문에도 성심성의껏 대답해 주시면서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프로페셔널한 바리스타분들과 대표님의 모습이었다. 바(Bar)라는 공간의 장점을 잘 살리면서도 편한 분위기와 최고로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또 하나 알게 되어서 행복했고, 다음부터 부산에 온다면 빠지지 않고 들리게 될 것 같다.

먼스커피바
주소: 부산 부산진구 동성로87번길 5 1층
영업시간: 평일 오전 11시~ 오후 7시, 주말 오전 11시~오후 8시(화요일 정기휴무)

작성일 댓글 남기기

부산 서면 카페투어 1편-블랙업커피

지지난 주 주말 WOC(월드오브커피) 방문차 부산에 다녀왔다. 글로벌 커피박람회인 WOC가 아시아 최초로 부산에서 열린 만큼 부산은 세계적인 커피도시로 성장했다. 때문에 부산에 가면 여러 카페를 다녀오는데, 항상 방문하는 카페 중에 하나가 블랙업(Black Up)커피이다. 부산을 대표하는 카페인 블랙업은 10년 넘게 스페셜티커피를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있고, 지속적인 개발을 하고 세미나를 열며 커피를 마시는 사람과 생산하는 사람 모두가 즐거운 공간을 만드는 곳이다. 개인적으로 부산에 놀러 가면 보통 서면을 자주 가기 때문에 본점인 서면점을 항상 방문하게 된다.

블랙업커피의 대표 메뉴인 해수염커피도 너무 추천하는 커피이지만, 서면점에 갔다면 시즌마다 바뀌는 시그니처 바(Signature Bar) 메뉴를 주문하는 걸 무조건 추천한다. 메뉴판에는 시그니처 바라는 메뉴 항목이 있고 시즌마다 바뀌는 최고급 스페셜티 싱글오리진과 이고 블렌드, 이고 시그니처가 있다. 5월 5일 방문했을 땐 파나마 에스메랄다 농장의 게이샤와 NO.18 이고 블렌드를 주문할 수 있었다. 시그니처 바 메뉴를 주문하면 매장 한쪽에 있는 바에서 바리스타에게 직접 메뉴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제조과정을 볼 수 있는 것이 이곳의 ‘시그니처’다.

NO.18이라는 얘기는 18번째로 소개하는 블랙업커피의 이고(Ego)블렌드라는 의미이고 이번 블렌드의 이름은 ‘플로레스’이다. 이번에 WBC(월드바리스타챔피언쉽)에 출전하는 페루 국가대표가 이 커피를 마시고 흰 꽃이 연상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항상 좋은 생두들을 고르고 엄선된 재료 안에 바리스타들의 아이디어와 노력을 녹여낸 메뉴를 만들어서 ‘바(Bar)’라는 공간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을 하는 것이 블랙업커피가 추구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자아’를 뜻하는 이고(Ego)라는 단어로 이름을 지은 것 같다.

이고 플로레스 필터와 이고 블렌드를 이용한 시그니처 메뉴 이렇게 두 가지를 주문했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고 있으면 바리스타께서 메뉴를 만들 때 불러주신다. 바에 4개 정도 준비된 의자에 앉아있으면 눈앞에서 메뉴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고 플로레스는 페루 게이샤 2종이 블렌딩되어 정말 흰 꽃이 연상될 만큼 플로럴 하면서도 깨끗하고 동시에 오렌지향이 많이 느껴지는 커피였다. 날씨가 한동안 추웠다가 갑자기 더워지기 시작한 이 시기에 딱 어울리는 커피였다. 따뜻하게 먹든 아이스로 먹든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 줄 커피였다.

이고 시그니처는 플로레스로 만든 에스프레소를 오렌지주스와 혼합하여 만든 메뉴였다. 커피와 주스를 섞어서 먹으니 커피에서 느껴지는 오렌지와 오렌지주스의 향이 합쳐지며 진하고 달달한 오렌지향이 느껴졌고, 감귤초콜렛을 먹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베이스가 주스이다 보니 바디감도 풍부하고 오렌지를 통째로 베어먹는 느낌이었다. 처음 먹을 땐 오렌지와 망고 같은 열대과일의 향의 풍부했지만 입에 머금고 있으면 뒤로 갈수록 베리 느낌의 단맛이 느껴졌고, 다 먹고 난 다음에도 진짜 오렌지를 몇 개 까먹고 난 것처럼 오렌지향이 입에 기분 좋게 오래 남아서 즐거웠다.

블랙업커피 서면점이나 모모스 영도점처럼 고객이 바리스타에게 직접 설명을 들으며 제조과정을 눈앞에서 볼 수 있고, 함께 소통하며 바리스타와 손님이 모두 즐거워지게 만드는 카페를 참 좋아한다. 내가 먹는 이 한 잔이 얼마나 특별한지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맛까지 있으니 추천을 안 할 이유가 없다. 지점이 부산을 중심으로 여러 군데에 있으니 주변에 가실 일이 있다면 꼭 방문해 보시길 추천한다.

블랙업커피 서면본점
주소: 부산 부산진구 서전로10번길 41
영업시간: 매일 오전10시~ 오후 10시

작성일 댓글 남기기

청담에서 즐기는 커피와 치즈

4월 20일부터 6월 15일까지 새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이 행사는 미국유제품수출협회(USDEC)와 함께 오직 청담점에서만 진행되며, 지금 청담점에 방문하게 되면 리사르의 커피와 미국의 스페셜티 치즈를 함께 즐겨볼 수 있다. 이번 행사 기간 동안만 판매하는 치즈가 들어간 시그니처 메뉴가 준비되어 있으며 세 가지의 페어링도 준비돼있다. 모든 메뉴를 직접 먹어봤는데, 결론을 먼저 말하면 모든 치즈가 커피와 너무 잘 어울렸고 시그니처 메뉴는 깜짝 놀랄 맛이었다.

기존 메뉴 중 에스프레소나 카푸치노,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게 되면 각각의 커피와 어울리는 치즈를 무료로 페어링 해드리고 있다. 세 가지 페어링과 시그니처 메뉴를 직접 먹어보았다.

1. 에스프레소와 콜비잭 치즈

콜비잭은 콜비 치즈와 몬테레이잭이 섞여서 마치 대리석처럼 하얀색과 주황색이 어우러진 치즈이다. 콜비 치즈는 수분이 높아 부드럽고 탄력이 느껴지는 순한 맛의 치즈이고 몬테레이잭은 조금 더 버터의 풍미가 느껴지는 치즈이기 때문에 이 둘이 섞인 콜비잭은 순하고 무난한 듯하면서도 풍미가 있는 매력적인 치즈가 된다. 덕분에 어느 음식과 함께 먹어도 음식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치즈의 향을 은은하게 내뿜는다. 맥주와 함께 먹어도 좋다고 하니 최고의 안주라고 봐도 되겠다.

에스프레소와 함께 먹을 때, 우선 에스프레소를 먼저 다 마시고 바닥에 남아있는 설탕과 함께 콜비잭 치즈를 떠먹는 것을 추천한다. 커피를 마시고 남는 커피설탕은 어떤 음식에 얹어먹어도 맛있는데, 특히 산미가 있는 음식과 잘 어울린다. 콜비잭 치즈에서도 은은한 산미가 있어서, 커피설탕과 버무려 먹으면 커피의 향과 치즈의 향뿐만 아니라 신맛과 단맛도 조화를 이룬다. 커피가 너무 쓰다고 느껴서 부담되는 사람일지라도 설탕과 콜비잭 치즈로 마무리하면 달달한 커피와 치즈의 향만 입안에 남을 것이다.

2. 카푸치노와 파마산 치즈

카푸치노를 주문하면 파마산 치즈와 디저트 바치디다마에 사용되는 헤이즐넛 쿠키가 같이 제공된다. 쿠키와 치즈를 함께 먹으면 쿠키의 달달하고 부서지는 식감과 파마산의 부드럽고 짭짤한 맛이 동시에 느껴지면서 훈연된 우유의 풍미가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맥주의 안주로 육포나 베이컨 등을 좋아하는데 맥주의 거품에서 느껴지는 풍성한 느낌과 맥주의 시원함과 짭짤한 고기가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비슷하게 이번 페어링도 카푸치노의 풍성한 거품의 식감과 따듯한 우유와 치즈가 너무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 아메리카노, 마일드 체다 & 페퍼잭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을 때, 커피에 단순히 치즈 한 조각이 함께 나오는 것이 아니라 크래커 샌드가 함께 나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크래커 사이에 마일드 체다와 페퍼잭 치즈가 들어가 있는데, 한입 먹으니 처음에는 고소하고 부드럽다가 뒤로 갈수록 알싸한 매운맛이 확 올라와서 깜짝 놀랐다. 덕분에 브런치로 아메리카노와 먹기 딱 좋은 매운 소스가 들어간 샌드위치를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 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고 맛있었던 치즈는 페퍼잭인 것 같다. 까르보나라를 먹다가 느끼해질때 쯤 할라피뇨를 먹으면 느끼함이 잡히는 것 처럼, 처음에는 버터의 풍미가 진하고 달달하다가 페퍼잭 안에 있는 페페론치노에서 나오는 매운맛이 느끼함을 씻어주며 뒤에 올라와서 오래 남는다. 뒤에 알싸함이 계속 남아있을 때 씁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준다. 왠지 따듯한 아메리카노보다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더 어울릴 것 같은 꽤 중독적인 조합. 크래커는 빵 같은 식감을 내기 위해 일부로 눅눅하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만약에 크래커가 바삭한 식감이었으면 치즈의 식감을 해쳤을 것 같다.

4. 치즈 시그니처 메뉴- 치즈 아이스크림

가장 궁금했던 시그니처 메뉴는 바로 치즈로 만든 아이스크림이었다. 커피가 들어가지 않고 마스카포네와 크림치즈, 바닐라빈이 들어간 아이스크림 위에 체다 토핑을 듬뿍 올렸다. 상상도 못했던 비주얼 덕분에 맛이 전혀 상상되지 않아서 먹기 전까지 맛이 너무 궁금했는데, 먹자마자 전혀 상상도 못했던 깊은 맛 때문에 충격적이었다. 크림치즈 맛 엑설런트가 나온다면 이런 맛일까? 에스프레소를 부어서 아포가토로 먹어도 너무 맛있을 것 같고 브리오슈나 크래커에 아이스크림을 올려서 먹어도 맛있을 것 같다. 질감은 꾸덕하고, 첫맛은 밝은 크림치즈와 리치한 체다가 섞이다가 끝에 바닐라 향이 올라온다. 아이스크림만 먹었으면 심심했을 것 같았지만 체다 토핑 덕분에 은은한 짠맛도 생기고 치즈 향이 깊어진다. 일본식 덮밥 먹듯이 토핑으로 올라간 마일드 체다를 아이스크림과 같이 떠먹어야 마지막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이번 행사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치즈와 커피가 어울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와인과 치즈는 들어봤어도 커피와 치즈는 처음 들어봤기 때문인데, 준비된 모든 메뉴들을 먹고 나니 선입견이 완전히 깨져버렸다. 단순히 커피와 치즈를 같이 먹는 것이 아니라 둘을 함께 먹음으로써 새로운 맛이 느껴지는 게 신기했다. 이런 기막힌 조합과 신메뉴를 만들어 낸 청담점 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새로운 경험을 주는 행사가 있음에 감사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많은 분들이 커피와 치즈의 매력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

작성일 댓글 남기기

제1회 사내경연-리사르 에스프레소 콘테스트 스피드

4월 25일 리사르 에스프레소 콘테스트가 최초로 진행되었다. 최근 커피엑스포에서 이탈리아의 라산마르코와 레바콘테스트를 진행했을 때의 반응이 생각보다 굉장히 좋았는데, 그것은 아마 바리스타에게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열정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 아닐까. 이번에는 리사르 내의 모든 바리스타 분들이 참여하여 그 당시 열기를 재현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대회를 진행하였다. 참가자격은 레바콘테스트 본선에 진출했던 사람들을 제외한 리사르의 모든 바리스타이고 이번 대회는 종로점에서 레버머신이 아닌 라심발리 반자동머신으로 진행되었다.

대회 규칙은, 2명의 바리스타가 한 팀을 이루어 200잔의 커피를 최대한 빠르게 만드는 것이다. 총 6팀(약수점 1팀, 청담점 1팀, 명동점 1팀, 종로점 3팀)이 참가하였고 1등을 한 팀에게는 아무 때나 이용할 수 있는 신라호텔 숙박권 2장이 지급된다. 200잔을 빠르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확도 또한 매우 중요하다. 크레마가 살아있고 20~30초에 추출된 17~22g의 잔 주변이 지저분하지 않은 커피가 잔 받침에 스푼과 함께 올라가야만 카운트가 되며, 이 기준에 못 미치는 커피 1잔당 전체 기록에서 15초가 추가된다.

1등 팀은 33분 8초(21분43초+불량 잔 45잔)를 기록한 종로점의 송다원&노희수. 노희수 참가자의 화려한 동시다발적 잔 받침 펼치기 기술과 송다원 참가자의 정확하고 일정한 커피 추출이 만나 압도적인 기록을 만들었다. 개인전으로 진행됐던 레바콘테스트와 달리 두 명이 한 팀으로 경기를 하다 보니 두 명의 팀워크가 굉장히 중요했다. 커피를 추출하다 보면 추출의 흐름이 바뀌면서 커피의 양이 너무 적어지거나 너무 많아지는 쪽으로 흘러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노희수 참가자가 커피를 만드는 송다원 참가자에게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주며 불량 잔의 개수를 줄일 수 있었다. 추출이 원활하게 흘러가다 보니 안정적으로 커피를 만들 수 있게 되고 속도 또한 빨라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상품은 1등에게만 지급됐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참가한 모든 분들이 많은 걸 얻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고, 리사르가 더욱 한마음이 되었으면 좋겠다. 참가한 리사르의 모든 직원들이 너무 멋있었고 끝까지 집중력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최선을 다해 준비해 준 직원분들과 모든 직원분들을 위해 또 하나의 행사를 기획하신 대표님, 행사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도와주고 응원해 준 본사 분들과 각 지점의 점장님, 매니저님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앞으로 이런 행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 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쩌면 이 대회는 올해 가을에 돌아올지도 모른다. 앞으로 있을 대회들과 또 앞으로 있을 새로운 도전들이 기다려진다.

작성일 댓글 남기기

리사르의 새로운 굿즈 소개와 리뷰

지난주부터 새로운 굿즈들의 판매가 시작됐다. 총 다섯 가지의 새로운 굿즈를 리사르 온라인 스토어와 오프라인 전 매장에서 구매가 가능하며 제품의 라인업이 너무나 신선하다. 리사르가 전하고자 하는 무한한 가치에 공감하며 같은 결을 가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손길과 ‘아뜰리에 앤 프로젝트’의 도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제품의 퀄리티가 높으면서도 리사르라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일반적으로 흔하게 접하는 카페의 굿즈들이라고 하면 커피와 밀접하게 연관돼있고 소비자 중심의 제품들이 먼저 생각난다. 하지만 이번 리사르의 굿즈는 어떻게 보면 생산자 중심이다. 실제로 평소 대표님이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을 리사르의 아이덴티티를 담아 상징화했기 때문인데, 그래서 가장 실용적이며 가장 리사르 답다. 어떤 브랜드를 팔로우 한다는 것은 그 브랜드의 가치를 알고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그 브랜드를 팔로우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실용적인 제품을 만드는 방법은 가장 그 브랜드 다운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리사르를 오랫동안 애정 해주고 계시는, 우리와 결이 비슷한 사람들에겐 가장 실용적인 물건이 될 것이다.

사실 나 또한 리사르의 팬으로서 새로운 굿즈가 나온다고 할 때부터 내돈내산을 해서라도 다 가지고 싶었는데, 너무나 감사하게도 리사르의 전 직원들은 새로운 굿즈를 전부 받는 복지를 누리게 되었다. 받은 김에 실제 써보고 느낀 점을 작성해 보고자 한다.

1. 가죽 커버 노트

가죽제품을 만드는 ‘서브젝트(Subject)’에서 제작한 가죽으로 된 노트 커버. 작은 옥스포드 노트가 딱 맞게 들어가기 때문에 노트만 새로 바꾸면 계속 쓸 수 있다. 수시로 들고 다니면서 쓰기에 너무 좋은 이 노트 커버는 소가죽으로 제작되어 매끈하고 튼튼하고 고급스럽다. 이렇게 고급스러운 노트는 처음 써봐서 가죽 냄새조차 마음을 설레게 한다. 함께 판매하고 있는 원목 무한 연필과 기타 피크가 딱 맞게 들어가서 시너지를 내도록 제작돼 있는 것이 맘에 든다.

가죽이 처음에는 너무 빳빳하기 때문에 잘 안 접히는 게 단점이지만 쓰면 쓸수록 용도에 맞게 변한다. 나와 세월의 흔적을 함께한다는 것이 가죽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드립용 주전자 손잡이에도 소가죽을 감아서 사용한다. 새것일 때도 멋있지만 사용할수록 더 멋있게 늙어가는 가죽처럼 나도 멋있게 늙어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2. 기타피크, 기타피크 가죽케이스 키홀더

대표님이 평소에 기타를 좋아하시기 때문에 만들어진 피크. 유니크한 제품을 만드는 ‘라뷔게르(La Vigueur, LVG)’에서 제작하였다. 뿔테를 만들 때 쓰이는 아세테이트를 사용하였고 유니크한 패턴을 담고 있기 때문에 여태까지 봐온 피크들과는 다르게, 그리고 vigueur라는 프랑스어에 맞게 강한 생명력을 담고 있는 느낌이 든다. 게임 속, 이글거리는 강력한 마법이 담긴 보석 아이템을 보는 느낌이다. 또한 제품마다 패턴이 다르다고 하니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피크라고 볼 수 있다. 집에 기타가 없기 때문에 사용은 못 하겠지만 게임 속에서 장비에 보석을 박으면 효과가 생기듯이, 항상 노트에 껴놓고 다니면 노트를 펼 때마다 특별한 기운을 받을 것 같다. 피크에 나있는 구멍에 줄을 달아서 목걸이로 써도 좋을 것 같다.

키홀더가 달린 피크 케이스도 가죽으로 만들어져있어서 고급스러움을 준다. 기타를 치지 않기 때문에 피크를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라는 고민을 해본 적도 없었는데, 고작 피크를 위한 가죽케이스가 있다는 게 멋있다. 작은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만들기 위해 크고 비싼 머신을 사용해야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에스프레소에 얼마나 진심이면 이렇게 크고 복잡한 기계들을 만들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런 피크 케이스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기타에 진심인 사람일 것이다. 무엇인가에 진심을 다한다는 것은 사치스럽고 행복한 일이다.

3. 무한 원목 연필

어렸을 때 연필을 쓰다가 어느 순간부터 샤프를 쓰기 시작했다. 연필은 쓰다 보면 짧아지지만 샤프는 심만 줄어들 뿐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글씨를 쓸 때 샤프에서 느낄 수 없는 그 느낌을 느끼고 싶어서 가끔 연필을 쓸 때가 있었는데, 심만 바꾸면 되는 연필이 ‘나미브(Namib)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나와버렸다. 심지어 연필심은 탄소 아연 합금으로 만들어져있어서 아주 오랫동안 쓸 수 있다(게다가 가죽 뚜껑도 준다). 나미브 사막은 세계에서 유일한 해안사막이다.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단어인 바다와 사막이 한곳에 있는 것이다. 이 무한 연필은 나미브 사막처럼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영원함과 연필이라는 단어가 하나로 합쳐져 만들어진 신기한 물건이다. 얼마나 오래 쓸 수 있을지는 써봐야 알겠지만, 글을 쓸 때 느껴지는 가볍고 튼튼한 나무의 쥐는 느낌과 무겁고 단단한 연필심의 느낌이 함께 들어서 사용감이 중독적이다. 앞으로 샤프와 일반 연필은 살 일이 없다.

원래 연필심은 흑연으로 만든다. 탄소로 이루어진 흑연은 다이아몬드와 화학성분이 똑같다. 그저 결정구조가 달라서 흑연은 잘 부서지지만 다이아몬드는 부서지지 않는다. 영원함과 유한함은 어찌 보면 공존할지도 모른다. 순간에 사라지는 에스프레소로 영원한 감동을 주고자 하는 리사르는 이 무한 연필과 비슷하다.

4. 성경

‘라스텔라(La Stella)’에서 제작. 예수님의 새벽 별을 뜻하는 라스텔라는 1982년부터 성경을 제작하고 있다.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자 하는 리사르에게 가장 어울리는 굿즈이고, 카페에서 성경을 판다는 것이 너무 새롭고 멋있다. 생각의 틀이 깨지는 느낌이다. 노트커버와 성경은 구매하면 파우치도 함께주기 때문에 선물용으로도 더할나위 없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분들이라도 성경을 통해 보이지 않는 영원한 것을 느끼며 욕심을 버리고, 오히려 마음이 충만해 짐을 느끼며 걱정과 불안 앞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리사르는 어떤 제품을 통해서든 우리의 뜻을 전할 수만 있다면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에 언제나 뜻을 함께 할 분들을 기다리고 있다.

작성일 댓글 남기기

상하이 카페투어 2편-coffee spot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커피 스팟. 상하이 스타벅스 로스터리와 가까웠기 때문에 스타벅스를 구경 후 걸어서 커피 스팟을 찾아갔다. 한적한 길거리를 걸으며 여기에 핫한 카페가 있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 때쯤 갑자기 아파트 단지 같은 곳 옆에 줄을 서있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사람들만 없었으면 아파트 경비실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위치와 형태의 매장. 인터넷에 커피 스팟을 검색하면 한국인이 작성한 글이 거의 나오지 않았는데, ops도 그랬지만 여기도 손님들 중 외국인이 한 명도 없는 로컬 카페였다. 중국 사람들은 자국의 앱을 통해 맛집을 검색하고 찾아오는 듯했다. 매장 내부는 매우 협소하고 대부분의 손님들은 테이크아웃을 하기보다는 기다렸다가 외부에 마련된 테라스 같은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는데, 특이한 점은 단 한 잔을 먹는 손님은 거의 없었고 주로 3잔의 커피가 세트로 나오는 메뉴를 즐기고 있었다. 여기는 1인 3잔이 국룰인가 보다.

ops와 마찬가지로 줄 서서 기다리며 메뉴판을 받고 선주문을 했다. 원두의 종류는 콜롬비아와 에티오피아 두 가지 종류 중에 선택이 가능했고 원두별로 블랙, 밀크, 시그니처 이렇게 세 메뉴가 있었으며 올인원 세트로 구매할 경우 저렴하게 세 메뉴를 다 즐길 수 있었다. 무산소 발효보다는 워시드를 선택하고 싶어서 콜롬비아 치로소 올인원 세트로 주문했다. 가격은 88위안(한화 약 16,000원). 주문을 받은 직원분께서 (테라스는 만석이지만) 매장 내부에 머신 바로 뒤 좁은 바에 서서 드시면 지금 바로 드실 수 있다고 해서 바로 입장하였다.

위에 있는 사진 속 흰옷을 입은 남성분이 서계신 곳이 이용 가능한 유일한 바 자리이다. 매장 옆면엔 소품샵 느낌의 굿즈들이 있었다. 세 분의 바리스타가 손은 빠르지만 웃고 떠들며 즐거운 분위기로 음료를 제조하고 있었다. 한 분은 머신 앞에서 블랙과 밀크 메뉴 제조, 또 한 분은 시그니처 메뉴 제조, 나머지 한 분은 설거지를 담당하고 있었다.

다행히 내가 외국인임을 눈치채신 바리스타 분께서 메뉴를 서빙해 주시면서 영어로 메뉴 설명을 간단하게 해주었다. 커피의 컵노트를 말해주시고 나서, 블랙 밀크 시그니처 순으로 메뉴를 먹으면서 같은 커피이지만 다르게 표현되는 맛을 느껴보라는 얘기를 해주신 거 같다. 시그니처 메뉴 같은 경우엔 음료를 먼저 마신 후 호두를 먹으라고 설명해 주셨다.

사용된 커피는 콜롬비아 안티오키아 우라오. 블랙은 허브향이 주로 나며 은은하게 녹차의 향이 났다. 식감 또한 굉장히 마일드하고 녹차를 마시는 것 같은 식감이었다. 뒷맛은 깔끔하고 식후에 먹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맛이었다. 블랙으로 마음을 안정시킨 후 바로 밀크를 마셨더니 달달한 크림치즈의 맛이 훅 들어왔다. 우유의 온도와 비율이 완벽하고 우유만 들어간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단맛이 좋아서 꿀떡꿀떡 먹을 수 있는 음료의 느낌이었고 녹차 향은 더욱 깊어졌다.

시그니처 메뉴는 즉석제조가 아니라 미리 만들어놓은 베이스를 얼음에 부어서 제공되었는데, 허브와 차의 향이 강했다. 라벤더 티에 꿀과 커피를 섞은 것 같다. 질감은 실키하고 맛은 새콤달콤하면서도 믹스커피 같아서 너무 재밌었다. 메뉴를 즐기는 순서가 이해가 되는 순간이다. 앞의 두 메뉴는 입안에 남는 느낌이 깔끔하게 딱 떨어졌지만. 시그니처 메뉴는 맛이 아주 오랫동안 입안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이 향이 영영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향이 사라져갈 때쯤 호두정과를 먹으니 캬라멜팝콘을 먹은 것 같은 달달하고 고소한 향이 커피의 애프터를 다시 살리면서 지속되었다. ops에서 먹었던 차가운 메뉴와 느낌이 비슷했는데, 차와 커피가 섞인 이런 새콤달콤한 느낌의 커피를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ops보다 훨씬 좋았다.

커피를 먹는 동안 커피 제조과정을 구경하며 인상 깊었던 점이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에스프레소를 받을 때 잔 위에 포터필터의 바스켓을 올려놓고 추출을 한다는 점이었다. 추출된 커피에서 큰 입자들을 바스켓의 필터로 걸러서 더 부드러운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 인 것 같다. 두 번째는 오토 밀크 스티밍 머신을 사용한다는 점이었는데(사진 속 하얀 머신), 너무나도 빠르게 스팀 된 우유가 나오는 굉장히 편리한 머신이었다. 제공 속도만 빠른 것이 아니라 맛도 굉장히 좋았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근처에 다른 카페에서도 같은 오토 스티밍 머신을 본적이 있어서 이 머신이 중국에서 많이 사용되는 것 같아 바리스타에게 머신의 이름을 물어봤었는데 ‘Link Bar’라고 친절하게 종이에 써서 알려주셨다.

커피를 다 마시고 직원분들의 인사를 받으며 나와 입안에 달달한 커피향을 머금고 즐겁게 여행을 지속할 수 있었다. 위치도 좋고 맛도 좋고 친절하기까지 하니(영어도 잘하고) 상하이에 여행을 간다면 가장 추천하는 카페로 커피 스팟을 꼽을 것이다.

Coffee spot
주소: 上海市静安区北京西路838弄4号
영업시간: 매일 오전 10시~오후 6시

작성일 댓글 남기기

상하이 카페투어 1편-OPS cafe

지난주 휴가 때 상하이에 방문하였다. 상하이에 아는 카페라곤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뿐이었기 때문에 숙소 주변으로 카페를 검색해 보다가 3월 30일 몇몇 카페에 방문하게 되었는데, 먼저 중국의 매장 리뷰 앱에서 스타벅스 로스터리를 제치고 인기순위 1위를 한 매장이라고 하는 OPS에 찾아가 봤다. 핫하다고는 들었는데 이렇게 핫할 줄은 몰랐다. 매장이 협소하고 좌석 없이 테이크아웃으로만 판매를 하고 있었지만 왜인지 회전율이 매우 느렸다.

웨이팅을 하는 동안 직원 한 분이 나와서 더워진 날씨에 지쳐있는 손님들을 위해 얼음 물을 따라주며 주문을 미리 받아주었다. 메뉴는 총 5개이며 가격은 주로 55위안(약 만원 정도). 1번과 2번엔 술이 들어갔고 4번은 콜드브루가 들어가서, 술이 들어가지 않고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만든 메뉴인 3번과 5번으로 주문. 검색해 보니 OPS의 메뉴는 계절마다 완전히 새롭게 바뀌는데, 3개월마다 새로운 창작메뉴들을 만들어가며 지속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매장이었다.

드디어 차례가 되고 매장에 들어서자 회전율이 느렸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바리스타 분들이 손님 바로 앞에서 메뉴를 설명해 주면서 제조하고 있었다. 내가 외국인으로 보이지 않았는지 중국어로 열심히 설명해 주셔서 정확히는 못 알아들었지만 눈앞에서 제조과정을 자세하게 볼 수 있었다. 모든 메뉴의 제조가 끝나면 계란 판 같은 테이크아웃 용기에 담아서 건내주는데, 많은 손님들이 음료를 매장간판 앞에 들고 인증샷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메뉴 제조에 사용한 에스프레소 머신은 산레모YOU.

두 개의 메뉴를 시켰는데, 첫 번째는 카투론 펀치. 카투라의 변종인 카투론 품종의 커피를 사용했다고 한다. 블러드 오렌지주스, 베르가못 차, 코코넛밀크가 섞인 베이스와 에스프레소를 혼합한 뒤 코코넛 가루로 마무리. 베이스는 채에 걸러 투명하고 요구르트 같은 촉감을 가졌다. 카카오 맛이 나는 커피와 깊고 은은한 차의 향, 과일의 향이 먼저 느껴지고 코코넛의 달콤함으로 마무리되는 복합적인 느낌이 고급스러우면서도 여름과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고, 코코넛을 사용한 게 신의 한 수였다. 사실 순식간에 사라져버려서 양이 적은 게 너무 아쉬웠다.

두 번째 메뉴는 패딩턴. 무산소 발효된 에티오피아 내츄럴 커피를 사용했다. 씨솔트와 캐러멜, 시나몬이 들어간(아마도) 따듯한 우유 위에 초콜렛을 눈앞에서 갈아올려 마무리. 생각보다 달 지는 않았고 살짝 들어간 소금이 커피향과 코코넛 향을 은은하게 살려주었지만 그냥 핫초코를 먹는 느낌이었다. 따듯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이번 메뉴는 겨울에 어울리는 메뉴였다(또한 영화 패딩턴의 곰돌이가 생각난다).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메뉴가 더 맛있고 완성도가 높다고 느껴졌다.

나갈 때에도 끊임없이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며 상하이에서도 스페셜티 커피의 인기가 굉장하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고, 새로운 형태의 매장과 창작 음료들을 보며 생각의 틀이 깨지는 느낌이 들었다. 생긴지 얼마 안 된 매장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2017년에 오픈하여 지금까지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매장이었다. 항상 신선한 영감을 주는 새로운 시즌 메뉴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덕분에 사람들이 항상 찾게 되는 것일까? 커피를 좋아하든 아니든 새로운 영감을 받고 싶다면 상하이의 OPS에 방문해 보길 권해본다.

Ops cafe
주소: 上海市 徐汇区 太原路 177
영업시간: 매일 오전 10시~오후 5시

작성일 댓글 한 개

리사르의 2024 서울커피엑스포 콘테스트 결과와 리뷰

지난 3월 21일부터 24일까지 코엑스에서 2024 서울 커피엑스포가 진행되었다. 리사르 부스에서는 레바 콘테스트와 리사르X모닝캡슐머신 콘테스트라는 두 대회가 진행되었고, 이외에 에스프레소 시음행사와 상담을 진행하며 우리의 블렌드와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었다. 필자는 영광스럽게도 두 대회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23일 진행된 레바콘테스트는 라산마르코의 V6 레버머신을 사용하여 제한 시간인 30분 동안 에스프레소를 가장 많이 만드는 사람이 우승하는 대회이다. V6는 머신의 양쪽 면에 그룹이 달려있어 두 명의 바리스타가 양쪽에서 커피를 제조할 수 있는 특이한 머신이다. 이 머신을 기존에 라산마르코 공식 홈페이지와 인스타에서 사진으로 본 적은 있었지만 실제로 보게 되니 훨씬 더 멋있고 웅장했다. 라산마르코만의 안전장치인 안티쇼크 시스템이 들어가 있어 안전하게 머신을 다룰 수 있었고, 레버머신을 능숙하게 다루는 바리스타들의 모습과 몇백 잔의 커피를 쉬지 않고 내려도 온도가 유지되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면서 이 대회를 통해 라산마르코의 기술력과 레버머신만의 멋을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대회를 우승한 1등에게는 라산마르코 1그룹 머신과 100주년 기념 잔세트,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우승은 리사르 청담점 점장님이신 김미강바리스타. 제출한 커피 232잔에 무효 잔 17잔을 제외하고 최종 215잔으로 1등을 차지하였다. 페이스를 잃지 않으면서도 빠르고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남자가 당연히 유리할 것 같은 대회였지만 결과적으로 1등과 2등을 여자가 차지했다는 점은 주목받을 만하다. 2등과 3등은 각각 리사르 약수점과 명동점의 점장인 남서경 바리스타(199잔 기록)와 심모세 바리스타(198잔 기록)가 차지했다. 속도도 중요하지만 마치 마라톤 하듯이 침착하게 본인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었던 것 같고, 실제로 레버머신을 다뤄봤고 에스프레소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리사르의 직원들이 좋은 결과를 차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대회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더 규모가 커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해서 다양한 우승자가 나왔으면 좋겠다. 현재 리사르 유튜브에서 대회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https://www.youtube.com/watch?v=ydS8KkpEBnA)

24일에는 모닝 캡슐 콘테스트가 진행되었다. 온도와 압력, 추출 시간 등의 변수들을 조절하여 레시피를 만들 수 있는 모닝 캡슐머신을 사용하여 제한 시간 동안 본인만의 레시피를 만들고 가장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사람이 우승하는 토너먼트 대회이다. 캡슐은 리사르에서 제작한 캡슐을 사용했다. 캡슐커피이기 때문에 어떻게 내려도 맛이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심사해 보니 선수들마다 맛이 너무 다르고 개성이 드러나서 너무 재미있었고 어려운 심사였다.

우승자는 약수점 매니저 박보은 바리스타. 3번의 라운드 내내 커피가 가진 본연의 맛을 잘 살리면서도 밸런스가 완벽했다. 우승 상품으로 모닝 캡슐머신이 주어졌고 대회에서 사용한 본인의 레시피가 모닝 어플에 정식으로 등록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리사르에서 처음으로 엑스포에 참여하고 이탈리아의 대회를 한국 최초로 열다 보니 준비과정에서 다 같이 어려움도 많았고 많은 기도를 했는데, 우리의 믿음에 보답하듯 성황리에 마무리되어 너무 다행이었다. 특히 통관 과정에서 약간의 문제가 있었던 V6가 제때 도착하여 행사가 무사히 진행된 기적에 감사한다. 머신을 가운데에 두고 원형으로 만들어진 부스는 대회 준비 때문에 만들어진 형태였지만 에스프레소 바의 형태를 재현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커피를 제공할 수 있었으며, 식기세척기를 설치하고 일회용 잔이 아닌 에스프레소 잔에 모든 커피를 제공하는 모습에서 우리의 전문성과 진심이 느껴졌을 것이라 믿는다. 상품을 판매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수익은 없었지만 사람들에게 더 큰 가치를 전달했다고 생각하며 그것이 리사르에서 추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만족스럽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엑스포였다.

작성일 댓글 남기기

새로운 디저트 ‘피치카티(Pizzicati)’

피티카토(Pizzicato)는 현악기를 연주할 때 현을 손가락으로 뜯어서 연주하는 방식을 뜻한다. 피치카토의 복수형인 피치카티는 영어로 핀치 쿠키(Pinch Cookie)이며, 쿠키 안에 잼이 들어가 은은한 단맛을 가진 이탈리안 수제쿠키이다. 반죽을 현악기 연주하듯이 손으로 꼬집어 만들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리사르의 베이킹 생산부에서 이탈리아의 정통 레시피를 가져오면서도 리사르의 커피와 더욱 어울리게 변형된 디저트를 기획하였고, 단순한 잼 쿠키가 아니라 한국인의 입맛과 이탈리아의 섬세함을 동시에 담은 쿠키인 피치카티가 3월 14일 출시되었다. 정통 레시피보다 설탕을 더 넣고, 옥수수 전분 대신 박력분을 넣어 좀 더 가벼우면서도 바삭한 식감을 주었다. 현재 각각 딸기잼과 살구잼이 들어간 두 종류의 피치카티를 전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영광스럽게도 출시 전에 맛을 보았다. 비주얼만 보자면 잼이 들어가는 특정 유명 과자가 생각나지만 식감은 더욱 담백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새콤달콤해서 매력적이다, 과하게 달지 않아서 어떤 커피와도(심지어 달달한 메뉴와도) 잘 어울린다. 사이즈가 작아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으면서도 커피와 완벽하게 조화되는 느낌이 든다. 인기가 많아져서 더 다양한 종류의 잼(특히 무화과)이 들어간 피치카티가 출시되었으면 좋겠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매장 방문 시 커피와 피치카티를 함께 즐기며 기존에 판매하던 쿠키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껴보시길 바라본다.

작성일 댓글 2개

리사르 에스프레소 컨트롤 차트

리사르에 교육을 맡게 된 지도 약 4개월이 지났다. 작년 12월 오픈한 종로점 포함 매장이 네 개가 되면서, 그동안 가장 신경 써온 점은 매장 간 에스프레소 맛의 편차를 줄이는 것이었다. 매장 간의 맛의 편차를 줄이기 위해 직원분들에게 지속적인 교육과 QC를 진행해 왔는데, 보다 정확하고 지속적인 교육을 위해 각 매장에서 만들어지는 에스프레소에 대한 정량적인 데이터를 수집해 볼 필요성이 생겼다. 커피를 추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론은 추출 수율과 TDS인데, 며칠간 매장 점검을 하면서 리사르에서 만들어지는 에스프레소의 수율과 TDS를 측정해 보고 결과를 차트로 작성해 봤다.

우선 수율과 TDS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보자면, 수율은 사용한 원두에서 성분을 얼마나 추출해 냈는가를 백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수율이 낮으면 커피는 묽고 신맛이 많이 날 수 있고 반대로 수율이 너무 높다면 커피에서 쓴맛이나 떫은맛 같은 부정적인 맛들이 날 확률이 높다. 그래서 SCA에서 만들었던 ‘브루잉 컨트롤 차트’자료를 보면 적정 수율이 20이라고 나오는데, 이는 사용한 원두에서 추출수를 통해 20퍼센트 정도의 성분만 추출해 낸다면 가장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는 얘기이다.

TDS(Total Dissolved Solid)란 액체 속에 녹아있는 고형분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농도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TDS 측정기를 통해 수치를 확인할 수 있으며 측정에 사용한 도구는 ‘디플루이드 R2 Extract’이다. 커피의 재료는 원두와 물뿐이므로 (물속에도 고형분이 녹아 있기 때문에) 사용된 추출수로 영점을 잡고 측정기로 측정을 하면 커피 안에 녹아있는 커피 성분들의 비율을 알 수 있다.

사용된 원두량(g)에 수율(%)을 곱하면 커피 안에 녹아있는 성분의 양(g)이 나오고, 이는 전체 커피 양(g)에 TDS(%)를 곱한 값과 같다. 이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은 수식이 나온다. 사용 한 커피의 양(도징량)과 추출된 커피의 무게와 TDS를 알면 수율을 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리사르에서는 약 7g의 원두를 사용하여 20g의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레시피를 사용하고 있다. 적정 범위의 추출량과 적정 시간(30초 내외)으로 추출된 평가 기준을 통과하는 커피들만 가지고 수십 차례 TDS를 측정해 보고 맛도 보았다. 전 매장에서 TDS(%) 6에서 8사이의 커피를 주로 만들고 있었고 관능적으로 맛있다고 판단이 되는 커피들은 TDS 6.5~7.5의 잔들이었다. 6.5 이하는 묽었고 7.5가 넘어가면 자극이 생기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리사르에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커피의 TDS는 7 정도였다.

TDS가 7이라고 가정할 때, 적정 범위의 추출량(18~22g)으로 커피를 추출하면 공식을 통해 다음과 같은 수율이 구해진다. SCA에서 말했던 수율 20%가 실제로 적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징량(g)추출량(g)수율(%)
71818
72020
72222

결과들을 토대로 차트를 작성해 보았다. 리사르에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에스프레소의 TDS는 6.5~7.5, 수율은 18~22이다. 수율이 너무 낮으면 과소 추출, 수율이 너무 높으면 과다 추출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적정 수율이 나오더라도 추출량이 적고 농도가 높게 추출된다면 리스트레또, 추출량이 많고 농도가 낮다면 룽고라고 할 수 있다.

이 차트는 리사르에서 사용하는 ‘하우스블랜드 다크’원두와 ‘인텐소’원두를 사용해서 측정한 결과이기 때문에 사용하는 원두와 추출 레시피가 달라진다면 차트의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조심해야 한다. 현재는 스페셜티커피 시장이 커지면서 접하게 되는 원두들의 배전도가 낮아지고 추출비도 달라지면서 여러 카페에서 흔히 더 높은 농도의 에스프레소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카페마다의 기준이 다 다르기 때문에 우리만의 기준을 다른 곳에 적용할 수 없으며 매장마다 정해진 기준에 맞는 커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