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C(월드오브커피)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부산에서 가는 곳마다 외국인이 참 많았다. 핫한 전포동의 스트럿커피도 방문해 보고 싶었는데, 비가 많이 오는데도 매장 안에 손님(특히 외국인 손님들)이 너무 많아서 스트럿은 다음 기회에 방문해 보는 걸로 하고 바로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다음 목적지는 근처에 있는 먼스커피바(Month Coffee Bar). 2022년 월드 컵 테이스터스 챔피언 문헌관 대표님의 먼스커피바는 사실 부산에 방문한다면 가장 가보고 싶던 카페였다(양정동에는 먼스커피의 로스터리 공장이 있고 먼스커피에서 운영하는 매장은 먼스커피바 라는 이름으로 전포동에 위치한다).
빗소리를 들으며 고즈넉한 골목을 따라 비탈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도착해 있었다. 매장에 들어가기 전, 자리를 확인해 보기 위해 매장 입구 바로 옆 계단을 통해 2층에 올라가 봤다. 2층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이 있는 일반적인 느낌이었고 자리가 만석이어서 1층으로 다시 내려왔다. 매장에 들어서니 손님들이 바리스타를 중심으로 앞뒤로 마주 보며 앉아있을 수 있는 형태의 거대한 바(Bar)를 볼 수 있었다. 왜 매장 이름이 먼스커피바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입구에 들어오자마자 주문을 하였고, 커피는 이달의 커피 인 ‘콜롬비아 히든 셀렉션 그린 애플파이’와 ‘애프리콧 라떼’로 주문했다. 바에 앉으니 바로 옆 넓은 창문으로 고즈넉한 전포동을 바라볼 수 있었고 바가 매우 넓어서 개방감이 느껴졌다. 먼스커피에서는 매 달(Month) 가장 맛있는 새로운 커피를 이달의 커피로 제공하고 있으며 주문 시 바리스타가 손님이 앉아계신 곳 바로 앞으로 오셔서 설명과 함께 커피를 내려주신다.
바리스타의 설명을 들은 후 그린 애플파이를 마셨는데 정말 청사과의 향이 진한 커피였고, 무산소 발효된 커피였지만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스파클링 와인 같은 커피였다. 처음 마실 때는 청사과나 샤인머스캣 같은 초록색이 연상되는 느낌이 강하지만 뒤에서 단맛과 허브의 향이 느껴지는 날씨와 너무 잘 어울리는 커피였다. 애프리콧 라떼는 아이스라떼에 크림과 살구가 올라가있었다. 평소에 크림이 올라가는 메뉴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핵과류와 꽃의 향들이 풍부하게 나는 적당히 달고 진한 라떼여서 너무 맛있게 먹었고 다음에 왔을 때 또 먹고 싶은 메뉴였다.
손님에게 더 집중하기 위해 언더 카운터 형 머신인 비다스테크의 모아이 에스프레소 스테이션을 사용하고 있었고, 물을 골라서 사용할 수 있는 브리타 워터 스테이션부터 이번 WBC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던 오토콤브를 비롯한 다양한 도구들이 있어 커피를 추출하는 바리스타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모든 손님을 친절하게 맞이하고 많은 질문에도 성심성의껏 대답해 주시면서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프로페셔널한 바리스타분들과 대표님의 모습이었다. 바(Bar)라는 공간의 장점을 잘 살리면서도 편한 분위기와 최고로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또 하나 알게 되어서 행복했고, 다음부터 부산에 온다면 빠지지 않고 들리게 될 것 같다.
먼스커피바
주소: 부산 부산진구 동성로87번길 5 1층
영업시간: 평일 오전 11시~ 오후 7시, 주말 오전 11시~오후 8시(화요일 정기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