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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레바 콘테스트(Leva Contest) 개최

코엑스 ‘2025 커피엑스포’에서 작년에 이어 한국에서는 두 번째로 레바 콘테스트(Leva Contest)가 4월 5일에 개최되었다.

레바 콘테스트(Leva Contest)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탈리아 나폴리의 커피문화(특히 나폴리의 에스프레소는 레버로 추출을 한다는 것)를 전파하기 위해 마스터 나폴리 에스프레소 협회(Maestri dell’Espresso Napoletano)에 의해 2019년 탄생했으며, 협회장이자 콘테스트 창시자인 프란체스코 코스탄조(Francesco Costanzo)는 이 대회의 초대 우승자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레버 머신 제조로 유명한 브랜드 라산마르코가 공식 파트너이며, 라산마르코의 레버머신으로 대회가 진행된다. (Associazione Maestri dell’Espresso Napoletano Leva Contest 공식홈페이지)

작년에는 라산마르코의 V6라는 한 대의 머신을 사용하여 두 명의 선수가 일대일로 겨루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한 경기당 한 팀씩 진행되며(한 팀당 두 명) 두 대의 머신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대회의 규정은 다음과 같다.

경기가 시작되면 30분 동안 에스프레소를 만들게 되며, 가장 많은 에스프레소를 만든 팀이 우승하게 된다. 2인 1조로 구성된 팀에서 한 명은 커피를 제조하는 역할을 하고 동시에 다른 한 명은 제조된 커피를 제공하는 ‘그라운더’의 역할을 하게 된다. 포지션 변경은 가능하지만 두 명이 동시에 커피를 제조하거나 서빙하면 안 된다. 경기 종료 후 커피잔과 잔받침과 스푼까지 갖춰져있는 잔의 개수를 카운트하게 된다. 이때 무효잔의 개수는 카운트하지 않는다.

레바 콘테스트는 세 명의 심사위원이 있는데, 한 명은 ‘타임 키퍼’로서 커피의 추출 시간을 확인한다. 20초 이하로 너무 빠르게 제조된 커피는 무효 잔이 된다. 다른 두 명의 심사위원은 제조된 커피의 퀄리티를 확인하는 퀄리티 ‘저지’이다. 커피의 양이 적당하지 않거나 크레마가 부족한 경우 혹은 잔의 주변이 지저분한 경우, 저지는 무효 잔으로 판단하여 완성된 잔에 스푼을 꽂아두게 된다.

2025 레바 콘테스트에는 레바 콘테스트의 초대 우승자이자 대회의 창시자인 프란체스코 코스탄조(Francesco Costanzo)가 특별히 심사위원으로서 참여해 주셨다.(저지: 계민수 과장, 프란체스코 코스탄조/ 타임키퍼: 이민섭 대표)

우승한 팀에게는 상금 100만 원과 라산마르코의 1그룹 반자동 머신이 제공되며 올해 가을에 나폴리에서 열리는 레바 콘테스트 세계대회에 한국 국가대표로서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사전에 진행된 예선전을 거쳐 올라온 총 4팀의 최고의 실력자들이 이날 본선에 참가하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본선에는 리사르의 2팀과 선호커피의 2팀이 올라오게 되었다.

우승은 리사르 커피의 민혜선 & 박사무엘 팀이 차지했다. 베이킹을 담당하시는 민혜선 과장님과 로스팅을 담당하시는 박사무엘 대리님은 현재 매장에서 근무하는 바리스타가 아니지만, 두 분 다 한때 매장의 점장을 맡기도 했었으며 매장에서 막내 자리에서부터 올라오며 가장 커피를 많이 만들어본 ‘고인물즈’로서의 관록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30분간 총 353잔(제공 379잔, 무효 26잔)의 커피를 만들어 압도적인 기록을 보여주며 2025 레바 콘테스트의 한국 대표팀이 되었다. 한국 우승을 넘어 세계 우승까지 하기를 응원한다.

이번 대회를 도와주신 많은 분들 덕분에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성황리에 마무리될 수 있었다. 대회장을 방문해 주셔서 선수들에게 열띤 응원을 보내주신 손님분들께 너무 감사드리고 참가한 모든 선수분들께 박수를 보내며, 레바 콘테스트가 내년에도 개최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공식 스폰서
La SanMarco
Maestri dell’espresso
리사르커피(대회 주최)
Ancap Korea
Bialetti Korea
카페 뮤제오(공식 잔)
보사노바 커피 로스터즈(대회 공식 원두)
헨리 코튼(공식 유니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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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커피 크루즈 부산 행사 후기

지난주 2월 1일과 2일, 프로젝트 커피 크루즈가 첫 출항을 알렸다(섬네일 사진 촬영: 리이케 커피@liike_coffee).

프로젝트 커피 크루즈

개성 있는 커피, 디저트, 소품 가게들이 모여 함께 교류하고 성장하는 작지만 알찬 장터

공식 인스타그램 @project_coffee.cruise

이렇게 많은 업체가 참여하는 커피 크루즈는 전국으로, 나아가 전 세계 까지..! 항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첫 시작은 바로 커피의 도시 부산. 모모스 팀원분들과 전주연 대표님의 큰 도움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모모스커피(영도 로스터리&커피 바)에서 커피 크루즈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행사에 참여한 업체와 도움을 주신 분들은 다음과 같다.

< 커피 팀 / ㄱㄴㄷ 순>
– 로모 커피 @lomo.coffee
– 리이케 커피 @liike_coffee
– 리사르 커피 @leesarcoffee
– 아임뮤트 @_immute
– 티엑스티(.txt) @txtcoffee
– 파브스 커피 @faabs_coffee_roasters
– 파스텔커피웍스 @pastelcoffeeworks

< 디저트 팀>
– 39도 스콘 @scone39do
– 고마워서그래 @thank.you_2020
– 폴베리 @polveri.by.nino

< 가죽공예 >
– 이안클립 @ianclip

< 시스템 정수기 >
– 솔벤텀 @solv_coffee_taste

< 포스터 제작 >
– 스팍스에디션 / 어지혜 작가님 @sparksedition / @a_ji_hye

<장소>
모모스 영도 로스터리&커피바 @momos_coffee

이번 행사에는 운 좋게도(?) 혼자서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리이케 대표님께서 숙소 지원과 행사에 필요한 물품들을 옮겨주시는 등 많은 도움을 주신 덕분에 몸이 가볍게(마음은 무겁게) KTX를 타고 부산에 다녀올 수 있었다. 리사르를 대표해서 참여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부담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한편으로 평소에 부산에 가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부산을 간다는 것만으로도 붕 뜨는 마음도 있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붕 떠버리는 부산바다와 모모스 영도점

행사 전날인 금요일에 먼저 도착해서 바로 행사 준비를 했다. 참여한 커피 팀은 무료 시음을 하면서 동시에 원두를 판매하거나 매장의 커피바에서 음료 판매를 하기도 했지만, 이번에 리사르는 무료 시음만 진행하기로 했다. 행사에 오신 손님들이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면 부담스러우실까 봐 시음은 디카페인 에스프레소 한 가지 메뉴로 준비하였다. 대신에 에스프레소의 매력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어서 에스프레소 잔과 잔을 뜨겁게 데울 수 있는 중탕기를 같이 준비했다.

모모스의 장비들을 그대로 사용하였고 준비해 간 게 다른 팀들보다 적다 보니 준비할 건 많이 없었지만 아뜰리에&프로젝트에서 리사르 디카페이나토 액자를 준비해 주셨고, 리이케 대표님께서 가져오신 스피커와 아임뮤트 대표님의 센스 넘치는 선곡 덕분에 순식간에 에스프레소 바 하나가 바로 만들어졌다.

사진: 리이케 커피(@liike_coffee)

행사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모모스 팀원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모든 장비들을 마음대로 쓸 수 있게 해주셨고 필요한 물건들을 바로 구해주셨다..! 도움이 더 필요한 건 없는지 틈틈이 와서 확인해 주시고 응원까지 해주셨다. 전주연 대표님께 모모스 모든 분들이 천사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외부에서 봐서 그렇다고 하셨다. 유일하게 힘들었던 건 예상외로 머신 세팅..비다스테크의 모아이를 처음 써봐서 생각보다 세팅 잡느라 진땀 흘렸지만(리사르에서 쓰고 있는 머신들과 많이 다르다) 현재 모아이를 매장에서 쓰고 계신 리이케 대표님의 도움으로 세팅을 무사히 완료할 수 있었다. 디카페이나토 원두로 에스프레소는 처음 내려보는데 설탕 한 스푼을 넣어서 먹으니 호박엿을 먹는 것 같아서 맛있었다.

사진: 임주현 작가@imjuhyoun

다음날, 행사가 시작되고 나서부터는 매장에서 일하듯이 커피를 많이 만들고 우리의 커피를 소개할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다(사진을 너무 행복해 보이게 잘 찍어주셨다). 모아이는 세팅 잡기만 힘들지 모든 게 자동화가 되어있어 사용성이 너무 편하다. 혼자서 커피도 내리고 설거지도 해야 해서 힘들 뻔했는데, 이번 행사 자원봉사로 와주신 커피매니아 태혁 님이 행사 내내 도와주신 덕분에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었다(로모커피 대표님도 한 번씩 설거지를 해주셨다ㅠㅠ). 모모스의 션스님도 행사 내내 많은 도움을 주셨다.

사진: 리이케 커피@liike_coffee

토요일은 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모모스 영도에는 역시나 많은 방문객이 있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시음을 해주시고 맛있게 드셔주셔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행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리사르를 알고 계시거나 신기하게도 이미 단골인 손님분들도 계셨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리사르를 모르고 계셨다(부산에 지점이 생기면 더 유명해지려나?). 디카페인을 준비 한 덕분에 커피를 이미 많이 마셨거나 커피를 못 드시는 분들도 와주신 것 같다. 시음을 두 잔 이상 해주신 분들도 많이 있었고, 에스프레소를 디저트와 같이 드시는 분들도 있었다. 커피 크루즈 디저트 팀의 디저트들이 진짜로 너무 맛있었고 나도 일하면서 커피랑 같이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사람들이 바에 넓게 서서 기대어 얘기를 나누며 커피를 마시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져서 좋았고 모모스 분들도 다들 한 번씩 오셔서 커피를 드시고 맛있다고 해주셔서 감사했다. 가장 좋았던 점은 리사르를 모르시던 분들이 커피를 드시고 나서 커피가 맛있어서 리사르에 대해서 관심이 생기신 분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부산에 혼자 내려와서 외로울 줄 알았는데 많은 분들의 관심과 도움 덕분에 전혀 외롭지 않았고 행복함과 감사함만 남은 경험이었다. 크루즈(cruise)의 크루들(crews)을 모으고 가장 고생 많이 하셨던 이윤행 대표님께 가장 감사드린다. 그리고 수익을 위한 판매 없이 무료 시음만 진행하자고 결정해 주신 대표님 덕분에 행사가 더 의미 있었고, 디카페인으로만 시음을 진행하자고 아이디어를 주신 덕분에 더 많은 분들에게 커피를 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커피 크루즈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앞으로도 이 항해가 오랫동안 이어지기를 그리고 다음에 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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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왔다는 증거. 카페 그라니따

리사르를 떠올리면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메뉴는 단연코 에스프레소일 것이다. 그만큼 리사르는 대중들에게 에스프레소 전문점이라는 인식이 확고히 자리 잡혔고 많은 분들이 에스프레소에게 느끼는 매력의 시발점을 리사르라고 말씀해 주실 정도. 하지만 필자는 리사르를 떠올리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마시고 싶은 메뉴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 주저 없이 카페 프루또를 고를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리사르의 슬러시 메뉴를 좋아해 주신다. 조금만 따뜻한 봄이 찾아온다면 하나둘씩 슬러시 메뉴를 언제부터 판매할 계획인지 조심스레 질문을 해주신다. 심지어 어떤 분들은 슬러시 메뉴가 1년 내내 있으면 좋을 거 같다는 의견도 내어주실 정도이다. 고객들이 왜 리사르의 슬러시를 좋아하실지 생각해 본다면 제일 큰 이유는 슬러시를 취급하는 곳이 없어서가 아닐까? 아니면 리사르를 좋아하시는 대부분의 분들은 국민학교, 혹은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았던 슬러시의 향수를 느껴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움직이는 걸까? 어떤 이유이건 간에 리사르의 슬러시는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것에 성공하였고 없어서는 안 될 메뉴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리사르의 슬러시 판매가 벌써 이번주 금요일(24년 4월 26일)이면 시작한다. 리사르에게 다시 찾아온 여름을 뜨겁게 맞이하며 오늘은 리사르의 슬러시 메뉴에 대해 소개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 카페 그라니따 caffè granita

그라니따(granita)는 시칠리아섬에서 유래되어 오는 얼음과자다. 당도가 너무 높지 않은 음료를 얼려 결정체를 많이 생기게 하고 그 결정체의 크기와 질감을 만들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저어준다. 그러한 모습이 투명한 석영 결정이 박혀서 반짝이는 화강암(granite)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앞에서 얘기한 거처럼 다른 에스프레소 바에서 그라니따를 드셔본 분들은 얼음 알갱이가 씹혀서 그작 거리는 식감이 느껴지는 그라니따를 드셔본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빨로 얼음 알갱이를 씹었을 때 느껴지는 소리와 식감의 청량감이 좋을 때도 있지만 필자처럼 이빨이 좋지 못한 사람들은 이가 시린 느낌을 참을 수가 없다. 리사르의 카페 그라니따는 조금 더 부드러운 질감으로 씹지 않고도 넘길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운 편.

리사르를 오래 방문하신 분들은 카페 그라니따가 얼마나 오래된 메뉴인지 아실 것이다. 2018년 약수 매장에서부터 시작한 메뉴이며 지금까지도 많은 분들께서 좋아하시는 클래식한 커피 슬러시이다. 달콤한 에스프레소 슬러시에 무가당 크림이 들어가 너무 달진 않지만 달콤 쌉싸름한 것이 매력적인 커피. 우리가 고객들에게 설명할 때에는 저어서 드시거나 같이 떠서 드시는 법을 권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카페 그라니따는 한 번에 저어준 다음 두 번에 나눠서 들이키시기를 권한다. 그렇게 드셨을 때에 느껴지는 진한 더위사냥의 맛과 시원함이 머속을 차갑게 만들어 쉴 새 없이 움직이던 나의 머리에 작은 휴식을 주는 느낌이다.

  • 카페 프루또 caffè frutto

프루또(frutto)는 과일이라는 뜻이다. 프루또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2021년에 청담점이 생기면서부터. 당시에 대표님께서는 커피와는 반대되는 상큼하고 과일의 느낌이 가득한 슬러시를 만들고 싶어 하셨고 그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레몬 슬러시인 카페 프루또이다. 여담이지만 당시를 마지막으로 대표님께서는 과일 슬러시를 만들 계획이 없으셨다고… 하지만 뒤에 소개해드리는 오렌지 슬러시를 만들게 됨으로써 프루또의 의미를 가지게 되는 메뉴는 두 개가 되었다는 해프닝…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카페 프루또는 바닥에 아주 약간만 깔려있는 카페 그라니따 위로 새하얀 레몬 슬러시가 가득 올라가 있는 메뉴이다. 필자는 고객들에게 설명드리기로는 절반까지는 그냥 드시고 그 후에는 잘 섞어 드시라고 권한다. 처음에 레몬 슬러시만 떠서 먹으면 아주 강렬한, 짜릿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상큼한 레몬이 입 안 가득 퍼진다. 그 후에 커피가 섞이게 되면 약간은 중화된 산미가 커피와 만나면서 마치 내추럴 싱글빈에서 느껴지는 커피와 산미의 조화로움이랄까?

카페 프루또를 처음 경험하시게 된다면 강렬한 산미 때문에 거부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카페 프루또를 적극적으로 권한다. 특히나 모든 커피를 드신 후에 마지막에 마시는 카페 프루또는 식사를 마친 식탁 위를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웨이터 같은 느낌이랄까? 순백의 레몬 슬러시는 유종의 미를 거두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다.

  • 카페 리에토 caffè lieto

카페 리에토를 마시고 기분이 좋아지지 않은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달콤하고 부드럽게 들어오는 당도 높은 오렌지 슬러시의 한 입은 입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마무리까지 입꼬리가 내려오지 않는다. 리에토(lieto) 이름 그대로처럼 기분이 좋아지는 이 슬러시는 역사가 그렇게 깊지는 않다. 하지만 굴러들어 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고 했던가? 짧은 역사에 오렌지 슬러시는 당당히 리사르의 메뉴판에 등장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리에토 또한 프로또처럼 절반까진 그냥 드시고 후에는 섞어서 드시길 권한다. 프루또와 같은 이유이지만 리에토는 그냥 음용하기엔 좀 단 느낌이 없지 않아 있어서 단 느낌을 눌러주기 위해서 섞어드시라고 권하기도 한다. 리에토를 정말 좋아하신다면 커피 없는 리에토도 추천하는 편.

리사르의 슬러시는 이렇게 끝나지 않는다. 대표님이 프루또에서 끝내려던 과일 슬러시가 리에토까지 나왔다면 현재 개발 중인 새로운 슬러시가 있다. 이름은 지어지지 않았지만 대략적인 느낌으로 밀크 슬러시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언제 고객들에서 선보이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좋은 퀄리티로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리사르의 슬러시 한 잔으로 당신의 여름을 조금이나마 시원해지길 바라며.

Photo by. Leesar Jong-ro 노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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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르의 새로운 굿즈 소개와 리뷰

지난주부터 새로운 굿즈들의 판매가 시작됐다. 총 다섯 가지의 새로운 굿즈를 리사르 온라인 스토어와 오프라인 전 매장에서 구매가 가능하며 제품의 라인업이 너무나 신선하다. 리사르가 전하고자 하는 무한한 가치에 공감하며 같은 결을 가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손길과 ‘아뜰리에 앤 프로젝트’의 도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제품의 퀄리티가 높으면서도 리사르라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일반적으로 흔하게 접하는 카페의 굿즈들이라고 하면 커피와 밀접하게 연관돼있고 소비자 중심의 제품들이 먼저 생각난다. 하지만 이번 리사르의 굿즈는 어떻게 보면 생산자 중심이다. 실제로 평소 대표님이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을 리사르의 아이덴티티를 담아 상징화했기 때문인데, 그래서 가장 실용적이며 가장 리사르 답다. 어떤 브랜드를 팔로우 한다는 것은 그 브랜드의 가치를 알고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그 브랜드를 팔로우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실용적인 제품을 만드는 방법은 가장 그 브랜드 다운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리사르를 오랫동안 애정 해주고 계시는, 우리와 결이 비슷한 사람들에겐 가장 실용적인 물건이 될 것이다.

사실 나 또한 리사르의 팬으로서 새로운 굿즈가 나온다고 할 때부터 내돈내산을 해서라도 다 가지고 싶었는데, 너무나 감사하게도 리사르의 전 직원들은 새로운 굿즈를 전부 받는 복지를 누리게 되었다. 받은 김에 실제 써보고 느낀 점을 작성해 보고자 한다.

1. 가죽 커버 노트

가죽제품을 만드는 ‘서브젝트(Subject)’에서 제작한 가죽으로 된 노트 커버. 작은 옥스포드 노트가 딱 맞게 들어가기 때문에 노트만 새로 바꾸면 계속 쓸 수 있다. 수시로 들고 다니면서 쓰기에 너무 좋은 이 노트 커버는 소가죽으로 제작되어 매끈하고 튼튼하고 고급스럽다. 이렇게 고급스러운 노트는 처음 써봐서 가죽 냄새조차 마음을 설레게 한다. 함께 판매하고 있는 원목 무한 연필과 기타 피크가 딱 맞게 들어가서 시너지를 내도록 제작돼 있는 것이 맘에 든다.

가죽이 처음에는 너무 빳빳하기 때문에 잘 안 접히는 게 단점이지만 쓰면 쓸수록 용도에 맞게 변한다. 나와 세월의 흔적을 함께한다는 것이 가죽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드립용 주전자 손잡이에도 소가죽을 감아서 사용한다. 새것일 때도 멋있지만 사용할수록 더 멋있게 늙어가는 가죽처럼 나도 멋있게 늙어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2. 기타피크, 기타피크 가죽케이스 키홀더

대표님이 평소에 기타를 좋아하시기 때문에 만들어진 피크. 유니크한 제품을 만드는 ‘라뷔게르(La Vigueur, LVG)’에서 제작하였다. 뿔테를 만들 때 쓰이는 아세테이트를 사용하였고 유니크한 패턴을 담고 있기 때문에 여태까지 봐온 피크들과는 다르게, 그리고 vigueur라는 프랑스어에 맞게 강한 생명력을 담고 있는 느낌이 든다. 게임 속, 이글거리는 강력한 마법이 담긴 보석 아이템을 보는 느낌이다. 또한 제품마다 패턴이 다르다고 하니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피크라고 볼 수 있다. 집에 기타가 없기 때문에 사용은 못 하겠지만 게임 속에서 장비에 보석을 박으면 효과가 생기듯이, 항상 노트에 껴놓고 다니면 노트를 펼 때마다 특별한 기운을 받을 것 같다. 피크에 나있는 구멍에 줄을 달아서 목걸이로 써도 좋을 것 같다.

키홀더가 달린 피크 케이스도 가죽으로 만들어져있어서 고급스러움을 준다. 기타를 치지 않기 때문에 피크를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라는 고민을 해본 적도 없었는데, 고작 피크를 위한 가죽케이스가 있다는 게 멋있다. 작은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만들기 위해 크고 비싼 머신을 사용해야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에스프레소에 얼마나 진심이면 이렇게 크고 복잡한 기계들을 만들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런 피크 케이스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기타에 진심인 사람일 것이다. 무엇인가에 진심을 다한다는 것은 사치스럽고 행복한 일이다.

3. 무한 원목 연필

어렸을 때 연필을 쓰다가 어느 순간부터 샤프를 쓰기 시작했다. 연필은 쓰다 보면 짧아지지만 샤프는 심만 줄어들 뿐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글씨를 쓸 때 샤프에서 느낄 수 없는 그 느낌을 느끼고 싶어서 가끔 연필을 쓸 때가 있었는데, 심만 바꾸면 되는 연필이 ‘나미브(Namib)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나와버렸다. 심지어 연필심은 탄소 아연 합금으로 만들어져있어서 아주 오랫동안 쓸 수 있다(게다가 가죽 뚜껑도 준다). 나미브 사막은 세계에서 유일한 해안사막이다.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단어인 바다와 사막이 한곳에 있는 것이다. 이 무한 연필은 나미브 사막처럼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영원함과 연필이라는 단어가 하나로 합쳐져 만들어진 신기한 물건이다. 얼마나 오래 쓸 수 있을지는 써봐야 알겠지만, 글을 쓸 때 느껴지는 가볍고 튼튼한 나무의 쥐는 느낌과 무겁고 단단한 연필심의 느낌이 함께 들어서 사용감이 중독적이다. 앞으로 샤프와 일반 연필은 살 일이 없다.

원래 연필심은 흑연으로 만든다. 탄소로 이루어진 흑연은 다이아몬드와 화학성분이 똑같다. 그저 결정구조가 달라서 흑연은 잘 부서지지만 다이아몬드는 부서지지 않는다. 영원함과 유한함은 어찌 보면 공존할지도 모른다. 순간에 사라지는 에스프레소로 영원한 감동을 주고자 하는 리사르는 이 무한 연필과 비슷하다.

4. 성경

‘라스텔라(La Stella)’에서 제작. 예수님의 새벽 별을 뜻하는 라스텔라는 1982년부터 성경을 제작하고 있다.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자 하는 리사르에게 가장 어울리는 굿즈이고, 카페에서 성경을 판다는 것이 너무 새롭고 멋있다. 생각의 틀이 깨지는 느낌이다. 노트커버와 성경은 구매하면 파우치도 함께주기 때문에 선물용으로도 더할나위 없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분들이라도 성경을 통해 보이지 않는 영원한 것을 느끼며 욕심을 버리고, 오히려 마음이 충만해 짐을 느끼며 걱정과 불안 앞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리사르는 어떤 제품을 통해서든 우리의 뜻을 전할 수만 있다면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에 언제나 뜻을 함께 할 분들을 기다리고 있다.